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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왜 늘 패배하는가 : 구로사와 아키라의 냉혹한 질문 - "나쁜 놈일 수록 잘 잔다" (1960)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1960년 작품 나쁜 놈일수록 잘 잔다는 그의 대표작인 라쇼몽이나 7인의 사무라이와는 결을 달리하는, 현대 일본 사회를 겨냥한 날카로운 사회고발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시대극이 아닌 현대극이라는 점에서 구로사와 감독의 필모그래피 내에서도 이질적인 위치를 차지하지만, 그 메시지의 강도와 예술적 완성도 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구로사와는 이 영화를 통해 전후 일본의 관료주의, 기업의 부패, 도덕적 해이라는 구조적 악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인간과 사회의 근본적 모순을 파헤치고 있습니다.복수극을 빌린 구조적 부패 해부영화는 대기업 중역의 딸과 젊은 부하 직원 니시(미후네 도시로)의 결혼식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이 겉보기엔 축제의 장은 곧 한 남성의 자살로 얼룩..

카테고리 없음 2025.04.27

성장과 치유의 휴머니즘 드라마의 정점 - "붉은 수염" (1965)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1965년 작품 《붉은 수염》은 시대극의 외양을 빌렸지만, 본질적으로는 인간 존재의 고통과 치유, 연민과 성장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담은 드라마입니다.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가치에 있습니다. 특히 이 작품은 구로사와와 미후네 도시로의 마지막 협업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는 작품입니다.성장 드라마 - 겉멋 든 청년 의사의 변화《붉은 수염》은 젊고 야심 찬 의사 야스모토 노보루(가토야마 유조 분)가 시골의 빈민 병원에 강제로 배정되면서 시작됩니다. 그는 나가사키에서 네덜란드 의학을 배운 엘리트 의사로, 권력과 명성을 꿈꾸며 부귀한 관직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배정받은 곳은 가난한 이들이..

카테고리 없음 2025.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