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1960년 작품 나쁜 놈일수록 잘 잔다는 그의 대표작인 라쇼몽이나 7인의 사무라이와는 결을 달리하는, 현대 일본 사회를 겨냥한 날카로운 사회고발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시대극이 아닌 현대극이라는 점에서 구로사와 감독의 필모그래피 내에서도 이질적인 위치를 차지하지만, 그 메시지의 강도와 예술적 완성도 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구로사와는 이 영화를 통해 전후 일본의 관료주의, 기업의 부패, 도덕적 해이라는 구조적 악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인간과 사회의 근본적 모순을 파헤치고 있습니다.복수극을 빌린 구조적 부패 해부영화는 대기업 중역의 딸과 젊은 부하 직원 니시(미후네 도시로)의 결혼식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이 겉보기엔 축제의 장은 곧 한 남성의 자살로 얼룩..